마라톤 훈련을 시작하면 달릴 때마다 기록을 확인하게 됩니다. 지난번보다 1km당 몇 초가 빨라졌는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내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집니다.
기록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초급자 단계에서 매번 빠르게 달리는 습관은 오히려 훈련을 오래 이어가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숨이 차는 달리기만 반복하면 피로가 쌓이고 다음 훈련의 질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초급자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최고 속도가 아니라 목적에 맞게 러닝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편하게 달리는 날이 필요한 이유
훈련할 때마다 같은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몸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날이나 주간 훈련의 대부분은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편안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운동 강도를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대화 테스트’를 안내합니다. 중간 강도에서는 달리면서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렵고, 높은 강도에서는 숨을 고르지 않고 몇 마디 이상 말하기 어렵습니다.
초급자의 편안한 달리기는 옆 사람과 짧은 문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혼자 달릴 때는 20~30초 동안 한두 문장을 소리 내어 말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출처: CDC 운동 강도 측정 방법
1km 기록보다 호흡을 먼저 확인하세요
러닝 앱에 표시되는 1km당 페이스는 유용한 자료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같은 속도라도 더운 날, 오르막길, 수면 부족, 전날의 피로에 따라 느껴지는 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달리는 동안에는 다음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첫째, 호흡이 지나치게 거칠어지지 않는지 살핍니다. 둘째, 어깨와 팔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예정한 거리를 마친 뒤 조금 더 달릴 여유가 남아 있는지 판단합니다.
처음 5~10분은 평소보다 느리게 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초반에 속도를 올리면 후반으로 갈수록 호흡과 자세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심박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세요
스마트워치가 있다면 심박수를 러닝 페이스 조절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일반적으로 중간 강도를 추정 최대심박수의 약 50~70%, 높은 강도를 약 70~85%로 안내합니다.
다만 ‘220-나이’ 방식으로 계산하는 최대심박수는 평균적인 참고치입니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 복용 약물에 따라 실제 심박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목형 기기의 측정값에도 오차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숫자 하나만 보고 속도를 결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미국심장협회 목표 심박수 안내
주 4회 훈련에 적용하는 방법
주 4회 달린다면 모든 훈련을 빠르게 구성하지 말고 강도를 나누어보세요.
두 번은 30~45분 정도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립니다. 한 번은 거리를 줄이고 회복을 목적으로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나머지 한 번만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평소보다 약간 빠른 구간을 짧게 넣습니다.
빠른 구간을 처음 시도한다면 10분 정도 천천히 달린 뒤 2~3분 빠르게 달리고, 다시 3분 천천히 달리는 방식을 3회 정도 반복할 수 있습니다. 다음 날까지 피로가 이어진다면 반복 횟수나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속도를 낮춰야 하는 신호
평소보다 같은 속도가 유난히 힘들거나, 달리는 중 자세가 무너지고, 다음 날 계단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피로가 남는다면 훈련 강도가 높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릎이나 발목처럼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된다면 기록보다 회복을 우선해야 합니다. 통증이 달리기를 쉬어도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훈련을 중단하고 진료를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급자의 러닝 페이스 조절은 일부러 느리게만 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편하게 달려야 하는 날과 속도를 높여도 되는 날을 구분하는 과정입니다. 오늘의 기록보다 다음 훈련까지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속도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천천히 달리면 기록이 좋아지지 않나요?
편안한 달리기는 훈련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기록 향상이 목표라면 몸이 적응한 뒤 짧은 빠른 구간을 점진적으로 추가할 수 있습니다.
러닝 페이스는 매번 같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날씨, 경사, 수면, 피로도에 따라 같은 속도의 체감 강도가 달라집니다. 페이스와 함께 호흡, 대화 가능 여부, 운동 후 피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워치가 없어도 페이스 조절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달리면서 짧은 대화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대화 테스트와 주관적인 호흡 상태만으로도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